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 여부 결정을 하루 앞둔 21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권위 지부가 안창호 인권위원장이 개인의 종교적 신념으로 인권위 운영을 혐오세력에 맡기고 있다는 취지로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인권위는 오는 22일 오전 임시 전원위원회에서 이숙진 상임위원이 보고한 ‘성소수자 혐오·차별 예방을 위한 퀴어문화축제 참여 추진 의결’ 안건을 긴급 상정해 심의한다. 올해 퀴어문화축제는 다음달 13일 서울 남대문로와 우정국로 일대에서 열린다. 인권위는 2017년부터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해 부스를 운영해왔지만 지난해에는 불참했다. 퀴어 축제 쪽과, 반대 행사를 같은 날 여는 보수 기독교 단체 쪽이 동시에 인권위에 참석을 요청하자, 안창호 위원장 주도로 “입장이 다른 양 쪽의 행사 중 어느 한쪽만 참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를 들어 인권위 차원에선 양 쪽 행사에 모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일부 인권위 직원들이 개인 자격으로 퀴어문화축제에 나가 자체 부스를 운영했다. 노조는 퀴어 축제 참여가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인권위 본연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퀴어축제는 성소수자의 존재를 두려움 없이 알리고 축하하며 사회적 차별과 배제에서 존엄과 가치를 인정하는 위대한 행사”라며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GANHRI) 승인소위원회는 인권위에 대한 특별심사에서 ‘성소수자 인권 등 구조적 인권침해를 국제인권기준에 알맞고 이를 증진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어 “현재 인권위가 인권기구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안 위원장이 개인적인 종교적 신념으로 국가기관을 운영하고 있고, 특히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일부 종교·혐오 세력과 논의해 인권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란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안창호 위원장은 2024년 9월 국회 인사청문회 때도 “퀴어 퍼레이드 참석을 반대할 것이냐”는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제가 퀴어축제에 참석한다면 그 반대 집회에도 참석하겠다”고 답하는 등 그간 인권위 행보와 상반된 태도를 보여왔다. 노조는 “전원위원회에 적극 방청해 어떤 논의와 주장이 오가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만약 안창호 위원장이 인권에 반하는 내용을 의결하거나 혐오 세력을 옹호하는 결정을 한다면 우리 지부는 인권 옹호자로서 직접 행동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원위원회 방청 신청은 전날인 20일 마감됐다. 인권위 회의 방청 신청이 마감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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