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조롱해 비판받고 있는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이벤트의 후폭풍이 거세다. 정부 부처들은 경품 등으로 사용되어 온 스타벅스 상품권 구매를 중단하거나 공동으로 추진하던 사업을 보류했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서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민간기업 역시 경품 등으로 사용하던 스타벅스 상품권을 다른 브랜드 상품권으로 교체하는 분위기다. ‘가장 무난한 선물’로 여겨져 상품권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스타벅스가 기피 대상이 되는 모양새다. 국방부는 22일 스타벅스코리아와 함께 진행했던 장병 복지 증진사업을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양쪽은 지난달 초 ‘히어로(Hero) 프로그램’ 업무협약을 맺고 격오지 부대 방문 음료 지원, 순직 및 공상 군인 자녀 장학금 지원, 전역예정 장병 대상 취업 지원 프로그램 등에 관해 협력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본 사안에 대한 국민 정서와 스타벅스코리아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추후 신중하게 방향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날에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자신의 에스엔에스(SNS)에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정부 기관들은 그동안 각종 설문조사·공모전·국민참여 이벤트 등에 커피 교환권 등 모바일 상품권을 활용해왔다”며 “민주주의의 역사와 가치를 가볍게 여기거나 상업적 소재로 활용한 기업의 상품은 제공하지 않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불매 선언을 한 셈이다. 국가보훈부도 최근 2∼3년간 자체 행사에서 스타벅스 상품권 등을 활용했던 사례를 전수 파악한 뒤 당분간 이를 사용하지 말라는 내부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스타벅스 상품을 활용한 설문조사, 공모전, 이벤트 등의 현황을 점검하도록 대검찰청에 지시했다. 대검은 점검 결과, 해당 기간 스타벅스 상품을 구매한 바가 없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법무부에 보고했다.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이벤트가 논란이 되자 자체 점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도 전날 각 지부에 공문을 보내 “조합원 축하 선물로 스타벅스 기프티콘과 텀블러 등 제품을 구매해 지급하는 사례가 많다”며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령으로 내걸고 있는 전공노는 이 사태를 엄중히 인식하며 스타벅스에 대한 불매를 제안하니 적극 동참해달라”고 전달했다. 아울러 광주광역시는 시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서 스타벅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하기로 했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한국관광공사 등 공공기관도 이벤트 경품을 스타벅스에서 다른 커피 브랜드 상품으로 바꿨다. 여파는 금융권 등 민간 기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엔에이치(NH)농협은행은 최근 진행하던 이벤트 경품을 스타벅스에서 다른 브랜드 커피 쿠폰으로 변경했다. 광주은행 역시 은행 자체 행사에서 스타벅스 제품과 쿠폰 지급을 하지 않기로 했다. 스타벅스 상품권은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에서 선물 용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디지털 유통 기업인 케이티(KT)알파가 과거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 회사가 운영하는 기업 전용 모바일 상품권 대량발송 서비스인 ‘기프티쇼 비즈’를 통해 2024년 가장 많이 발송된 상품은 ‘스타벅스 커피 및 디저트’로 전체의 20.7%를 차지했다. 신세계백화점 상품권(15.4%), 네이버페이 포인트쿠폰(14.3%)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탱크데이 이벤트로 스타벅스 기피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일부 극우 성향의 누리꾼들은 스타벅스 방문 ‘인증샷’을 잇따라 올리며 스타벅스 응원에 나섰다. 한 누리꾼은 전날 스레드에 스타벅스 매장에서 주문한 음료와 케이크 사진을 올리며 “스타벅스는 사랑”, “멸공!”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엑스(X·옛 트위터)에 스타벅스 방문 인증샷을 올리며 ‘멸공’과 스타벅스를 합친 ‘멸공벅스’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2차 가해성 인공지능(AI) 영상도 공유돼 논란이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와 에스엔에스에는 5·18 광주 학살의 책임자인 전두환씨가 스타벅스 텀블러로 커피를 마시는 인공지능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정장을 입은 전씨가 스타벅스 머그잔을 들고 있는 모습을 인공지능으로 합성한 가짜 스타벅스 포스터도 나왔다. 박민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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