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사설 일베류 혐오 규제 필요하나 표현의 자유 조화 이뤄야 노무현재단 이사인 조수진 변호사가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이 열린 봉하마을에 일부 청년들이 찾아와 ‘일베’ 티셔츠를 입고 일베 상징 손가락 표시를 하며 사진을 찍었다며 올린 사진. 조 변호사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이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이용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조롱성 행동을 한 것을 두고 혐오 표현 규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조롱·혐오 표현은 차별·폭력을 정당화하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만큼 규제를 통해 용납돼선 안 된다는 신호를 주는 건 중요하다.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사실 왜곡과 빠른 확산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다만 형사처벌 등 국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방식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유념해야 한다.이 대통령은 24일 엑스에서 “엄격한 조건하에 조롱·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과 징벌적 손해배상, 일베처럼 조롱·혐오를 방치·조장하는 사이트 폐쇄, 징벌 배상, 과징금 등 필요조치를 허용하는 데 대한 공론화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이어 노 전 대통령 조롱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더 이상 혐오 표현 문제를 방치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으로 보인다. 노무현재단 이사인 조수진 변호사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이 열린 봉하마을에 일부 청년들이 찾아와 일베 티셔츠를 입고 일베 상징 손가락 표시를 하며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혐오 표현 처벌하는 법 좀 만들면 안 되겠느냐”고 적었다. 정치 양극화 심화와 IT 발전 속에 타인을 공존이 아니라 조롱·혐오 대상으로 여기는 흐름이 확산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사회적 통합을 막는 것은 물론 심하면 충돌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강화하는 등 인권과 민주주의마저 위협할 수 있다. 독일·프랑스 등 유럽 일부 국가가 법을 통해 혐오 표현을 규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 아직 혐오 표현을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법은 없는 만큼 그 필요성을 공론화한 것은 의미가 있다.다만 혐오 표현 규제는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와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 혐오 표현을 범죄화하고 처벌하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도 작지 않은 만큼 국가 형벌권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혐오 표현과 관련해 자율 규제, 차별금지법 제정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혐오 표현을 모두 세세하게 규정해 처벌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하다. 극우 사이트를 폐쇄해도 제2, 제3의 일베가 나오는 ‘두더지 잡기 게임’이 될 수 있다. 그런 만큼 시민사회의 대응 역량을 키우고 혐오는 잘못이라는 건강한 시민의식이 뿌리내리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혐오·조롱이 사회적으로 절대 용납될 수 없다는 원칙을 공고히 하는 규제와 자율 대응 강화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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