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전 세계가 요동치고 있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드는 국제 유가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가 넘는 한국 경제와 국민생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제 에너지 주권의 확보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국가적 과제가 됐다. 이러한 에너지 위기 상황은 현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의 과정에서 에너지 주권의 확보와 서민경제에 미치는 충격 완화라는 측면 역시 동시에 살펴볼 필요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액화석유가스(LPG)는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 위기 속에서 에너지주권과 서민경제를 지키면서도 탄소중립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교 에너지'로서 가장 현실적 대안이다. 에너지 주권 확보의 핵심은 공급망의 다변화다. 원유와 나프타의 중동 의존도가 70%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는 국내 산업 전반을 마비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위협이다. 반면 국내 도입 LPG의 80% 이상은 미국산 셰일가스 기반으로, 중동 리스크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이는 국가 비상 상황에서 LPG가 에너지 안보를 보완하는 전략 연료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LPG는 나프타나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차질 시 산업체와 발전용 연료로 즉각 투입할 수 있는 대체재이자 완충재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격대를 유지하며 물가 상승 압력을 분산시키는 역할도 수행한다. 에너지 믹스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LPG는 포기할 수 없는 에너지 주권 자산이다. 탄소중립 시대로 가는 현실적인 '저탄소 가교(Bridge)' 역할도 LPG의 장점이다. 전기·수소차로의 급격한 전환이 어려운 현 상황에서 LPG는 미세먼지와 탄소를 줄이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경유차의 9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탄소 배출량 역시 디젤 대비 낮다는 점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2023년 12월 이후 보급된 20만대의 LPG 1톤 트럭은 물류 현장에서 경제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충족하며 저공해 에너지로서 실효성을 보여주고 있다. 에너지 전환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장거리 마라톤이다. 탄소중립은 가야 할 방향이지만, 그 과정에서의 '에너지 주권' 확보와 '서민경제 보호'는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이다. 이상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되, 발 밑의 현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 저공해성이 검증된 LPG를 무공해차 보급 과정의 유연한 전환 수단으로 인정하는 정책적 유연성이 필요하다. 에너지 위기 시대, 대한민국 에너지 주권과 서민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LPG의 가치가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으로 가는 과정에서도 지속적이고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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