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만화에서도 나오기 힘든 전대미문의 사건이 고척스카이돔에서 현실이 됐다.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웅빈(30)이 KBO 리그 45년 역사상 그 누구도 밟지 못했던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바로 같은 투수를 상대로 2경기 연속으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것이다. 김웅빈은 18일과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 주중 시리즈에서 연이틀 경기를 끝내는 클러치 능력을 선보였다. 놀라운 것은 이틀 연속 끝내기의 희생양이 모두 SSG 마무리 투수 조병현(24)이었다는 점이다. '2경기 연속 끝내기' 자체도 리그 역사상 손에 꼽히는 진기록이지만, '동일 투수'를 상대로 이틀 연속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것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김웅빈이 최초다. KBO 리그 역사에서 '2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의 짜릿함을 맛본 타자는 극소수로 김웅빈 이전에 4명이 있었다. 하지만 그 위대한 타자들조차 '동일 투수'를 연속으로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김웅빈이 달성한 기록의 희소성이 고스란히 증명된다. 가장 먼저 2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의 고지를 밟았던 2016년 6월 28일, 6월 29일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었던 문규현은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연이틀 경기를 끝냈으나, 상대 투수는 안지만과 심창민으로 각각 달랐다. 이어 2018년 7월 21일과 7월 22일 삼성 박한이 역시 대구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연이틀 끝내기 안타와 2루타를 날렸지만, 이때도 상대 투수는 김범수와 정우람으로 동일 선수는 아니었다. 2020년 6월 키움 소속이었던 포수 주효상(현 KIA 타이거즈)은 일정상 18일 롯데전, 19일 SK 와이번스(현 SSG)전을 거치며 상대 팀과 투수가 모두 다른 이색적인 연속 경기 끝내기 안타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김웅빈 이전의 가장 마지막인 2025년 4월 4일과 4월 6일 SSG 소속 오태곤이 문학 KT 위즈전에서 달성한 연속 경기 끝내기 안타(5일 경기는 우천 취소) 역시 상대 투수는 최동환과 박영현으로 제각각이었다. 반면 김웅빈은 달랐다. 지난 18일 경기에서 조병현을 상대로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쏘아 올린 데 이어, 바로 다음 날인 19일에도 마운드에 오른 조병현을 다시 만나 5-5로 맞선 2사 1, 2루 상황서 천금 같은 끝내기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연이틀 같은 투수를, 그것도 리그 정상급 구위를 가진 마무리를 상대로 결정적인 타구를 만들어낸 것은 김웅빈의 무서운 집중력과 대담한 멘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복수를 노리고 더 강력하게 들어온 조병현의 공(시속 150km 직구)을 기어코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고척돔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심지어 2스트라이크로 타자에게 불리한 카운트였고 실투도 아니었다. 김웅빈은 경기를 마친 뒤 "인생 살면서 이런 일은 없을 것 같다"며 "운이 좋아서 타구가 안타 코스로 이어진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45년 동안 난공불락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동일 투수 상대 연속 경기 끝내기'. 전설적인 대기록을 작성한 김웅빈의 배트 끝에서 KBO 리그의 역사가 새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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