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을 앞두고 성과급 배분 방식 등에 어렵게 합의를 이뤄냈지만, 노조 찬반 투표에서 통과가 돼야 최종 마무리가 가능하다. 부문별, 사업부별로 성과급 액수 차이가 크고 잠정 합의안에 대한 평가가 제각각이어서, 투표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최승호 지부 위원장은 조합원 간 엇갈린 의견을 의식한 듯 이날 입장문을 내어 “이번 합의안이 조합원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이번 투표 결과를 조합원들이 주는 초기업노조의 성적표로 삼겠다”며 가결을 독려했다. 지부의 조합원은 현재 7만850명이다. 초기업노조와 공동교섭본부를 꾸린 전국삼성전자노조(조합원 1만6천여명)도 같은 날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두 노조 조합원 8만6850명 가운데 절반(3만5425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과반이 찬성하면 잠정 합의안은 가결된다. 합의안에 대해선 사업부별 평가가 제각각이다. 성과급의 재원은 노사가 합의한 ‘사업 성과’로 하기로 했는데 올해의 경우는 영업이익으로 정해졌다. 올해 영업이익이 300조원이라고 가정하면 메모리 반도체(DS) 부문은 올해 최대 6억3천만원(세전)을 받을 수 있다. 디에스에서 적자를 내는 비메모리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엘에스아이(LSI)는 최소 1억6천만원 정도로 예측된다. 가전·모바일 등 완제품(DX) 소속은 600만원을 주기로 했다.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만8881명으로 반도체 부문이 7만8064명(60.6%), 완제품이 5만817명이다. 가장 적은 액수를 받게 되는 디엑스 조합원들은 불만이 크다. 디엑스 한 조합원은 “애초 성과급 산정 방식을 투명화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성과 기준’이라는 애매모호한 기준을 가져와서 투명화도 못 하고, 제도화도 못 하고 뭘 했는지 모르겠다”며 비판했다. 또 다른 디엑스 부문 조합원도 “그래도 믿고 지켜봤는데 허무하다. 액수 자체보다 회사의 갈라치기에 노조가 동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디엑스 조합원들은 이미 교섭 과정에서 “소외됐다”며 4천여명이 노조를 탈퇴한 상태다. 특히 최승호 위원장이 노조 대화방에서 “(사태가) 마무리되면 (디엑스와) 분리를 고민해보자”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조가 갈라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메모리 사업부 조합원들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 파운드리 쪽 한 조합원은 “이쪽은 합의안 반대 의견이 많다”며 “메모리사업부로 옮기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메모리 쪽 조합원도 마냥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메모리 쪽 한 조합원은 “영업이익 100조원, 200조원을 달성해야 특별성과급을 준다는 독소조항이 있는 잠정 합의안에 직원들을 기만했다는 의견도 많다”며 “그동안 고생한 노조 집행부 존중의 의미로 찬성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쪽 한 조합원은 “부정적인 여론에 정부 압박 등 더 이상은 힘들다는 반응”이라며 “어쩔 수 없이 찬성하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로 부결될지 가결될지 가능성은 반반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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